빈이락도, 부이호례 (p.107~111)
가난해도 비굴하지 말며, 부유해도 교만하지 말라
자공이 말하길 "가난하지만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지만 교만함이 없으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대답하길 "괜찮다. 하지만 가난하지만 즐거워하고, 부유하지만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자공이 묻기를 "[시경]에 '자른 것 같고 간 것 같고, 다듬은 것 같고 문지른 것 같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공자가 대답하길 "사와 함께 [시경]을 말할 수 있게 되었구나! 지나간 것을 말해주니 다가올 것을 아는구나."
자공의 질문은 스승인 공자에게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부유하지만 교만함이 없는 것은 꽤 훌륭한 태도일 텐데도 공자는 '괜찮다'라고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덧붙여 '가난하지만 즐거워하고, 부유하지만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라고 말한다.
공자의 말이 끝나자 자공이 물었다. '스승님께서 제가 말한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을 제시하신 것은 수행은 평생 꾸준히 지속해야 하는 것인 만큼 영원히 자신을 갈고 다듬어야 한다는 걸 말씀하시려는 것 아닙니까?'(이렇게 해석해 볼 수 있다.) 자공의 질문에 공자는 매우 감탄하며 말했다. ([공자]에 등장하는 '사'자는 자공을 지칭하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지나간 것을 말해주니 다가올 것을 아는구나"라는 구절은 자공이 스승이 한 말에 훌륭하게 대답할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뜻까지 파악해 낼 정도로 수준이 뛰어나다는 것을 감탄하며 이야기한 것이다. 스승과 제자가 소통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발전한다는 뜻인 '교학상장'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회야불우 (p.157 ~161)
문제 속에서 문제를 찾는 안회의 고찰
공자가 말하길 "내가 회와 온종일 이야기를 했는데 어김이 없는 게 어리석은 것 같았다.물러간 뒤에 그 생활을 살펴보니, 충분히 실천하고 있었다. 회는 어리석지 않구나!
안회는 공자의 총애를 받은 제자였다. 공자가 말했다. "내가 하루 종일 안회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안회는 내가 하는 말에 질문을 하거나 반박을 하지 않았다." 얼핏 보면 안회는 자기 생각이 부족한 사람 같다. 공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안회를 보고 머리가 나쁜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공자는 안회가 자신이 알려준 내용을 실천하는지 관찰했는데, 우려와는 달리 안회는 '충분히 실천'하고 있었다. 안회는 가타부타 따지거나 반박하지 않고, 행동을 통해 실천하고 발전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어김이 없다'라는 말은 '생각이 없어서 스승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랐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스승님이 하신 말씀이 모두 옳았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깊은 생각에 빠진 안회는 공자의 말에서 배워야 할 내용은 실천했고, 고쳐야 할 부분은 곰곰이 연구하고 고민해 스스로 답을 찾았다.
그럼, 자네는 어째서 쓸모 있는 사탕은 놔두고 모래를 옮기려 하는가?
어느 수행자가 승려를 찾아가 하소연을 했다. 스승의 수준이 너무 낮고, 채신도 없고, 계율도 자주 위반해 더 이상 제자로 있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수행자의 말을 끝까지 들은 승려는 갑자기 사탕 하나를 꺼내 모래사장 위에 던졌다. 잠시 후 모래사장에 나타난 개미 떼가 사탕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승려가 수행자에게 물었다.
"저기 좀 보게. 신기하지 않은가? 모래는 그대로 두고 사탕만 옮기는 이유가 뭐라 생각하는가?"
수행자가 대답했다. "개미는 멍청하지 않습니다. 모래는 쓸모없는 반면 사탕은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승려가 말했다. "그럼, 자네는 어째서 쓸모 있는 사탕은 놔두고 모래를 옮기려 하는가? 스승의 나쁜 점만 관찰하지 말고 유용한 부분을 배우고 가치가 있는 부분만 보도록 하게" (160)
안회는 스승의 가르침에서 가치 있는 부분을 재빠르게 찾아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 알았다. 다른 제자들이 질문이 많았던 이유는 안회만큼 생각이 빠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공은 안회를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공자의 말에서 핵심을 빠르게 포착해 낼 줄 알았던 안회는 스승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었다.
부지위부지 (p.193~197)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진정한 지식인이다
공자가 말하길 "유아, 안다는 게 뭔지 알려줄까? 안다는 걸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게 아는 것이다."
자신의 무지함을 인정하는 건 어렵다. 미국 뉴욕의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는 인지 편향 현상인 '더닝 크루거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가령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없음에도 자신감에 넘쳐 자신의 부족함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자로)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공자의 가장 가까운 제자 중 한 사람이기 때문에 많은 이치를 깨달아 어느 정도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유(자로)는 '더닝 크루거 효과'에 빠져 있었다.
"우리를 망가뜨리는 것 무지가 아니라 자만"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자신이 모른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있으면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고 모든 지식을 겸허히, 그리고 신중하게 대하는 사람에게는 성장할 기회가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득의양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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